바다 위에 피어난 우리 소리, 여행을 물들이다

제이아이예술단 ‘이스턴크루즈 아리랑’, 예술과 휴식이 만나는 감동의 항해

2026-03-24     현정석 기자
공연 모습

바다는 늘 낯설고, 그래서 더 깊은 감정을 끌어올린다. 그 위에 울려 퍼진 우리 소리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여행의 기억을 감정으로 바꾸는 순간이 된다.

제이아이예술단이 선보인 ‘이스턴크루즈 아리랑’은 단순한 선상 공연이 아니었다. 일본 사세보와 후쿠오카를 잇는 3박 4일 항해 동안 펼쳐진 이번 무대는, 바다와 음악이 만나 만들어낸 하나의 서정이었다.

소리꾼 서미지 단원의 힘찬 첫 소리는 마치 항해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처럼 울려 퍼졌다. “배 띄워라”라는 외침과 함께 시작된 공연은 관객의 마음을 단숨에 끌어당겼고, 이어지는 판굿과 풍물 연주는 공간의 경계를 지워버렸다.

꽹과리의 이상찬은 섬세하면서도 날카로운 리듬으로 중심을 잡았고, 장구의 문지훈은 살아 움직이는 듯한 호흡으로 무대를 이끌었다. 북의 김태연은 묵직한 울림으로 바다의 깊이를 더했고, 정재원의 징과 버나는 그 위에 여운을 남겼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단원 전체가 만들어낸 ‘함께의 에너지’였다. 소고와 상모, 춤과 연주가 하나로 어우러지며 관객의 몸과 마음을 동시에 흔들었다. 어느 순간 객석과 무대의 구분은 사라지고, 모두가 하나의 리듬 안에 들어와 있었다.

공연의 마지막, 세배 퍼포먼스는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따뜻한 위로였다. 낯선 바다 위에서 건네는 인사와 축복은 여행객들의 마음에 오래 남는 기억으로 자리 잡았다.

예술감독 홍성일은 예술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강조했고, 그 말은 공연 내내 증명되고 있었다. 이스턴크루즈 역시 단순한 여행을 넘어 감정을 채우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홍성일 감독(왼쪽에서 여섯 번째)과 단원들

이 공연은 보여주었다.

여행은 풍경이 아니라, 기억이고 감정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