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수니스트 인태영, ‘Reframe’으로 들려주는 새로운 감정의 결

낮은 숨결로 깊이를 말하다

2026-03-27     현정재 기자

 

바순이라는 악기는 언제나 조용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왔다. 화려하게 앞서기보다, 음악의 깊은 곳에서 호흡을 만들고 균형을 잡아주는 존재다. 바수니스트 인태영은 그 낮은 숨결에 감정을 실어, 익숙한 음악의 결을 새롭게 바라보는 무대를 준비했다.

오는 3월 27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열리는 이번 독주회 ‘Reframe’은 제목 그대로 ‘다시 바라보기’에 대한 이야기다. 이미 알고 있던 음악을 다른 시선으로, 다른 감정으로 풀어내는 과정이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프로그램은 고전과 현대를 넘나들며 바순의 다층적인 매력을 드러낸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균형과 유머, 그리고 현대 작곡가의 새로운 시도까지 이어지며, 바순이라는 악기가 얼마나 넓은 감정의 스펙트럼을 지니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심진섭의 작품이 국내 초연으로 포함되어 있어, 지금 이 시대의 음악적 감각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

인태영의 연주는 단순히 소리를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숨과 시간의 흐름을 체험하게 만든다. 그녀의 바순은 낮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깊이 있는 음색 속에는 오랜 시간 쌓아온 내면의 밀도가 담겨 있다.

이번 무대는 빠르게 소비되는 음악이 아니라, 잠시 멈춰 서서 듣게 만드는 시간에 가깝다. 바순의 호흡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의 감정 또한 천천히 정리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음악이 위로가 되는 방식은 이렇게 조용히, 그러나 깊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