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을 넘어 마음을 잡다…유통업계 ‘핀스킨 마케팅’ 확산

고객의 이야기와 경험을 브랜드로…깊은 연결을 만드는 소비 전략

2026-03-30     현정석 기자
네스프레소

유통업계의 마케팅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더 이상 많은 사람에게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시대는 지나고, 이제는 ‘누구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가 핵심이 되고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핀스킨 마케팅’은 이러한 흐름을 가장 잘 보여주는 전략이다.

핀스킨 마케팅은 특정 타깃을 정밀하게 공략하는 ‘핀셋 마케팅’과, 감정적·물리적 접촉을 통해 친밀감을 높이는 ‘스킨십 마케팅’을 결합한 개념이다.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와 소비자 사이에 정서적 연결을 형성하는 데 초점을 둔다.

이 같은 변화는 소비 트렌드의 변화에서 비롯됐다. 소비자들은 이제 가격이나 기능만이 아니라 ‘나를 이해하는 브랜드’를 선택한다. 자신의 취향과 경험, 이야기를 존중받는 순간, 브랜드는 단순한 선택지를 넘어 관계로 확장된다.

네스프레소

이러한 흐름 속에서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네스프레소는 특별한 시도를 선보였다. ‘당신만을 위한 네스프레소 커피 타임’ 클래스는 고객의 사연을 중심으로 구성된 맞춤형 커피 경험 프로그램이다.

글로벌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진행된 이번 행사는 ‘나의 커피 스토리’ 이벤트를 통해 선정된 고객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약 4500명의 응모자 중 사연이 인상적인 고객들이 초청됐으며, 일부 참가자에게는 커피 캡슐과 꽃다발이 제공됐다.

특히 이 자리에는 브랜드와 오랜 인연을 이어온 티파니 영이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단순한 클래스가 아닌, 고객의 기억과 감정을 함께 나누는 시간이 된 것이다.

프로그램은 개인의 취향과 이야기에 맞춰 구성됐다. 커피 전문가가 고객의 사연에서 영감을 받아 새로운 레시피를 만들고, 그 커피에 이름을 붙이는 과정은 단순한 체험을 넘어 하나의 ‘기억’을 만드는 경험으로 이어졌다. ‘once in a lifetime’이라는 이름이 붙은 커피는 그 상징적인 순간을 잘 보여준다.

KFC/농심

이처럼 고객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움직임은 식품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KFC는 앱 투표를 통해 신메뉴 구성을 결정하는 ‘THE BOX’ 이벤트를 진행하며 소비자의 선택을 제품에 반영했다.

또한 농심은 SNS를 통해 수집한 소비자 의견을 바탕으로 ‘웰치스 제로 애플망고맛’을 출시했다. 댓글 하나가 실제 제품으로 이어지는 경험은 소비자에게 강한 참여감을 제공한다.

롯데칠성음료/센트룸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이어진다. 롯데칠성음료는 성수동에서 체험형 팝업 ‘새로중앙박물관’을 운영하며 브랜드 스토리를 공간 경험으로 풀어냈다. 단순 전시를 넘어 방탈출 형식의 참여형 콘텐츠와 굿즈 체험을 결합해, 소비자가 브랜드를 ‘체험’하도록 했다.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센트룸 역시 ‘센트룸 데이’를 통해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 브랜드 철학과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동시에, 소비자의 의견을 듣는 양방향 소통 구조를 구축한 것이다.

결국 핀스킨 마케팅의 핵심은 ‘경청’이다. 소비자의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브랜드 경험으로 확장하는 과정이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

이제 소비자는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존재가 아니다. 브랜드와 함께 경험을 만들고, 기억을 공유하는 주체로 변화하고 있다.

유통업계가 만들어가는 이 새로운 흐름 속에서, 브랜드와 소비자의 관계는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의 이야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