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로 피어나는 궁중의 춤, ‘춤의 정원’이 건네는 고요한 위로

절제된 아름다움 속에 흐르는 품격의 시간… 4월 11일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

2026-04-03     현정석 기자

궁중의 시간은 빠르게 흐르지 않는다. 조용히, 그러나 깊게 스며든다. 그 느린 호흡 속에서 피어나는 춤의 결이 한 편의 이야기처럼 펼쳐진다.

국립민속국악원은 4월 11일 오후 3시, 전북 남원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에서 K-국악스테이지 ‘춤의 정원’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궁중춤예술연구원이 참여해 궁중정재를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낸 무대로, 단순한 재현을 넘어 감정과 서사를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무대는 ‘여령’이 이끄는 흐름 속에서 하나의 정원처럼 구성된다. 춤은 각각의 장면이 아닌 하나의 공간으로 이어지며, 관객은 그 안을 거닐듯 자연스럽게 궁중의 미학을 경험하게 된다.

춘앵전

학연화대합설무, 처용무, 무고, 검기무를 비롯해 춘앵전과 포구락 등 다양한 궁중정재가 이어지며, 절제된 움직임 속에서도 깊은 울림을 전한다. 화려함을 드러내기보다 숨기며, 과장하기보다 여백으로 남기는 궁중춤 특유의 미감이 고스란히 살아난다.

특히 이번 공연은 ‘정중동’의 미학을 중심에 둔다. 고요함 속에서 움직임이 태어나고, 그 움직임은 다시 고요로 돌아간다. 바쁜 일상 속에서 놓치기 쉬운 감각을 천천히 깨워주는 순간이다.

최경자 예술감독이 이끄는 궁중춤예술연구원은 전통의 형식을 지키면서도 현대 관객과 호흡하는 무대를 꾸준히 선보여 왔다. 이번 공연 역시 전통의 깊이를 유지하면서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로 풀어내며, 궁중춤을 보다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한다.

무료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사전 예약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 봄날의 오후, 잠시 걸음을 늦추고 고요한 아름다움 속으로 들어가 보는 시간, ‘춤의 정원’이 그 문을 열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