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진호 세무사의 tax story] ‘재벌집 막내아들’에서의 이혼과 세금
9개월 된 아이를 재우고, 설거지와 뒷정리를 끝내면 10시가 넘어버립니다.
육퇴(육아퇴근)를 하고 나면 와이프와 맥주 한 잔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재벌집 막내아들이 나오는 날이면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궁금해서 같이 누워 TV를 봅니다.
순양의 안주인이 되고 싶어 진성준과 결혼한 모현민은 진성준이 경영권을 빼앗겨 4세 경영이 무산되자 바로 이혼을 선택했습니다. 비즈니스적인 결혼의 실패는 동업 사업의 실패와 비슷한 측면이 많습니다. 원하는 결과가 나와야지만 서로 관계가 유지되는 것이 너무나도 비슷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관계는 깨져버립니다. 세무사사무실을 운영하면서 사업의 운명을 함께한 동지가 서로 원수가 되는 모습을 너무나도 많이 보았습니다.
이혼은 상실의 과정을 겪어야 합니다. 그 과정은 힘들고 마음이 아프지만, 재산분할과 위자료와 같은 경제적인 부분은 더욱 더 어려움이 큽니다.
이혼을 하면서 송중기와 송혜교 같이 위자료, 재산분할 없이 잘 마무리되는 경우는 본적이 별로 없습니다. 오히려 sk그룹의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이혼소송 같이 아주 치열한 싸움으로 진행되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만약에, 모현민이 이혼으로 재산분할과 위자료를 받았다면 받은 재산에 대해 세금을 내야할까요?
우선 ‘재산분할’과 ‘위자료’가 무엇인지 명확히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① 재산분할 : 혼인 중 부부가 공동으로 협력하여 모은 재산 중 공동재산을 재산 형성 기여도에 따라 분할 하는 것
② 위자료 : 부부 일방의 잘못으로 이혼하게 된 사람의 ‘정신적’ 고통을 위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손해배상금’
재산분할은 ‘원래 나의 재산’을 이혼을 이유로 가져오는 것입니다. 내 재산을 내 소유로 바꾸는 것이기에 현금으로 받는 경우에는 내야할 세금이 없습니다.
다만, ‘부동산’의 경우 취득세를 내야합니다. 취득세는 이유와 상관없이 명의를 바꾸면 부동산을 받는 사람내는 세금이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법적인 소유권을 이전할 때마다 부담하는 세금으로 재산분할로 취득한 부동산도 예외가 되지는 않습니다.
위자료는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의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법에서는 물질적 손해에 대한 배상금은 손해본 금액을 초과하여 받은 경우 세금을 내야하지만,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금은 세금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혼 위자료는 현금으로 지급받는 경우 세금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눈치 채셨겠지만, ‘부동산’의 경우는 재산분할과 동일하게 위자료를 받는 사람이 취득세를 내야합니다.
위자료는 한가지 주의사항이 또 있습니다. 재산을 ‘주는’사람도 양도소득세를 내야한다는 것 입니다. 예를 들어 작년에 6천만원을 주고 산 오피스텔의 시세가 1억인데 지급해야하는 위자료가 1억원이기에 이 오피스텔을 위자료로 지급하였습니다. 이런 경우 양도소득세를 내야할까요? 맞습니다. 양도소득세를 내야합니다. 마치 6천만원의 오피스텔을 1억원에 판매한 것으로 보아 차액인 4천만원에 대하여 양도소득세를 내야하는 것이죠.
진성준과 모현민은 아름다운 예식장에서 미소를 머금고 결혼식을 거행했습니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재벌가의 화려한 결혼이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부러워하는 결혼에도 정작 본인들은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진성준과 모현민은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인정받는 사람이었지만, 결혼에서는 그 능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는 결혼은 사업적인 동업이 아닌 ‘관계적인 공동체’ 그 자체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결혼을 준비할 때 어머니와 소주 한잔 기울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적이 있습니다.
‘아들, 결혼은 사회생활처럼 하면 안돼. 사회생활은 적당히 나를 숨기고 처세를 통해 관계를 만들어야 하지만, 결혼은 달라. 배우자를 대할 때는 언제나 가식 없이 진심으로 대해야하고, 그 진심을 표현할때는 배려를 섞어야 돼’
동업은 결과만 잘 나와준다면, 존중하는 관계가 약하더라도 유지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혼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존중해주는 관계가 만들어진 후에야 결과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가정 밖의 누군가가 우리를 보는 모습도 중요하지만, 배우자와 내가 서로를 바라보는 것보다 중요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가 재벌은 아니지만, 충분히 행복해 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손진호
세무회계 진 대표세무사
공무원단기학교 세법 강사
법인 기장업무, 세무조사, 세법강의 전문 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