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신보·수은·무보·기보와 협의회 열고 MOU 체결
지역금융·스타트업·기후테크·중견기업 지원까지 7대 핵심 사업 추진

정책금융기관들이 개별 지원을 넘어 공동 대응 체계 구축에 나섰다. 산업 전환과 기업 성장 지원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기관 간 역할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IBK기업은행이 중심에 서서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한 협력 틀을 본격화하면서, 정책금융의 실행력이 한층 강화될지 주목된다.
IBK기업은행은 27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대한민국의 실질적 성장 지원과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한 ‘정책금융기관 협의회’를 개최하고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협의회에는 장민영 IBK기업은행장을 비롯해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 강승준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황기연 한국수출입은행장, 장영진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 이상창 기술보증기금 상임이사가 참석했다. 국내 주요 정책금융기관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공동 협력 의지를 공식화한 것이다.
이번 협의회는 금융위원회 지시에 따라 마련됐다. 단순한 기관 간 교류를 넘어 생산적 금융을 중심으로 정책금융기관의 협력을 강화하고, 정부 국정목표 달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협의체 성격을 띤다. 그동안 정책금융기관들은 각자의 기능과 역할에 따라 기업 지원을 수행해왔지만, 산업 구조 전환과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보다 긴밀한 공조 체계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참석 기관들은 생산적 금융 지원 확대를 기반으로 국민성장펀드와의 협력사업을 강화하고, 지방 주도 성장을 위한 지역금융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총 7대 핵심 공동·협력 사업 분야를 선정하고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이번에 제시된 7대 핵심 사업은 정책금융의 지원 범위를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우선 생산적 금융 지원 확대와 민간금융 선도를 통해 산업 현장에 필요한 자금 흐름을 강화하고, 국민성장펀드의 성공적 운영 지원과 협력 확대를 통해 성장산업에 대한 자본 공급 기반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지방 주도 성장을 위한 지역금융 확대를 포함해 수도권 중심의 금융 지원 구조를 보완하고, 지역 산업과 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접근성도 높이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스타트업과 벤처 생태계 지원도 협력 축에 포함됐다. 로컬 창업 활성화와 유망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기관별 벤처플랫폼을 유기적으로 연계하고, 모험자본 시장 및 혁신 생태계 강화를 위한 공동 펀드 조성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단순 대출 지원을 넘어 창업 초기부터 성장 단계에 이르기까지 보다 입체적인 금융 지원 체계를 만들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기후 대응과 산업 전환을 겨냥한 협력도 눈에 띈다. 참석 기관들은 기업의 녹색전환(GX)과 기후테크 육성 체계를 공동 구축하고, 중소·중견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신성장 동력 창출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정책금융의 역할이 단순한 자금 공급을 넘어 산업 재편과 미래 성장 기반 조성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협약은 정책금융기관들이 각자 영역에서 지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업 성장과 산업 혁신의 전 과정을 함께 뒷받침하는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지역금융, 벤처·스타트업, 녹색전환, 중소·중견기업 경쟁력 강화 등 현재 경제정책의 핵심 과제를 대부분 포괄하고 있어 향후 실제 사업으로 얼마나 구체화될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장민영 IBK기업은행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정책금융기관 간 전문성을 유기적으로 결합한다면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우리 산업과 기업의 성장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협의회와 업무협약을 계기로 기관 간 협력 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실질적인 생산적 금융 성과 창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책금융의 성패는 자금 규모보다도 실행의 정밀도에 달려 있다. 이번 협의회가 선언적 연대에 머무르지 않고 공동 펀드, 지역금융, 창업 지원, 녹색전환 금융 등 구체적인 협업 성과로 이어진다면 정책금융의 무게중심도 달라질 수 있다. 산업과 기업의 성장 경로를 더 촘촘하게 연결하는 금융, 그 실험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