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코 ‘솜사장’, 순면·개별포장 기술 앞세워 K-뷰티의 다음 가능성 확장

김상범 대표 본인을 모티브로 제작된 솜사장 이미지(사진=텍스코)
김상범 대표 본인을 모티브로 제작된 솜사장 이미지 ⓒ텍스코

목화꽃의 꽃말은 '어머니의 사랑'이다. 향기도 없고 화려함도 없이, 오직 순수한 헌신으로 세상을 섬기는 꽃. 주식회사 텍스코 김상범 대표가 30년 가까이 '솜(棉)' 하나만을 붙들고 살아온 이유도 결국 그 꽃말 속에 있다. 기계를 설계하던 한 엔지니어가 어느 날 깨달았다. 자신이 만드는 제품이 세상의 모든 어머니, 모든 여성의 피부에 직접 닿는다는 사실을. 그 깨달음은 하나의 철학이 되었고, 그 철학은 하나의 기업이 되었으며, 오늘 그 기업은 글로벌 뷰티의 심장부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아무도 묻지 않았던 질문 “이 패드, 정말 안전한가?”

플라스틱 통에 담긴 토너패드는 어느새 일상 속 필수품이 됐다. 소비자들은 편리함에 익숙해졌지만, 개봉된 용기에 담긴 패드를 장기간 사용하는 방식이 과연 위생적으로 안전한지에 대한 논의는 충분하지 않았다.

“개봉된 통에 담긴 패드를 오랫동안 사용해도 과연 안전한가.”

간편함을 앞세운 토너패드는 K-뷰티를 대표하는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지만, 그 이면에는 오랫동안 방치된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글로벌 커뮤니티 레딧(Reddit)에는 이미 이와 관련한 소비자 경험이 꾸준히 축적돼 왔다. 일부 사용자들은 개봉 이후 패드가 건조되거나 용기 내부에서 곰팡이가 발생한 사례를 공유하며, 벌크형 패드의 위생 관리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가장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지점은 이른바 ‘위생 관리의 역설’이다. 오염을 막기 위해 제공된 전용 집게가 실제 사용 환경에서는 쉽게 분실되거나 내용물 속에 묻히면서, 결국 손을 직접 사용하는 상황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2차 오염 우려도 커진다. 여기에 “위쪽 패드는 마르고 아래는 과도하게 젖는 불균형”, “용기를 그대로 휴대할 때 발생하는 액체 누수” 같은 불편도 사용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된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는 이동 환경에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실제로 한 사용자는 대용량 토너패드를 기내에 반입하려다 미국 교통안전청(TSA) 규정에 따라 압수당한 경험을 공유했다. 액체류 반입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분류되면서 제품을 사용해보기도 전에 폐기해야 했다는 사례다. 이는 벌크형 패드 구조가 이동이 잦은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과 맞지 않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문제는 특정 브랜드의 품질 관리 실패로 설명하기 어렵다. 얇은 인조섬유 시트를 플라스틱 통에 대량으로 담아 사용하는 방식 자체가 갖는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된다. 뚜껑을 여는 순간 외부 공기와 미세먼지가 유입되고, 반복적인 사용 과정에서 손이나 도구가 내부에 닿으면서 오염 가능성은 필연적으로 높아진다. 동시에 용기 내부는 높은 습도를 유지하게 돼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

여기에 더해 비타민C, 레티놀, PDRN, 펩타이드, 히알루론산 등 고기능성 활성 성분은 공기와 열, 습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성분을 개방형 용기에 담아 장기간 사용하는 방식 자체가 기능 안정성 측면에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솜사장 클렌징 패드 ⓒ텍스코
솜사장 클렌징 패드 ⓒ텍스코

“기계를 만들던 엔지니어, 패드의 구조를 다시 묻다”

김상범 대표의 출발점은 화장품이 아니라 기계였다. 병원용 치료솜, 화장솜, 코튼볼 등 우리가 일상에서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는 솜 제품을 만들어내는 설비를 설계해온 엔지니어였다.

그는 Cotton Cloud Nine을 창업하며 순면 설비 개발에 뛰어들었고, 이후 합병과 사명 변경을 거쳐 오늘의 텍스코를 구축했다. 제품이 아닌 ‘기계’에서 출발한 이력은 텍스코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핵심이 됐다.

텍스코는 단순한 화장품 제조사가 아니다. 지난 30년간 순면 기반 생산 설비와 완제품 제조를 동시에 축적해온 엔지니어링 중심 기업이다. 현재까지 38종의 순면 생산 기계를 자체 개발했고, 이를 기반으로 완제품까지 직접 생산하는 구조를 갖췄다. 기계 설계와 제품 생산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된 이 방식은 업계에서도 드문 사례다.

이 구조의 경쟁력은 현장에서 드러난다.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설계 단계로 즉시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장의 한계가 곧 기술 개선으로 이어지고, 그 결과가 다시 제품 품질로 연결되는 구조다. 텍스코가 전 세계 30여 개국에 300대 이상의 코튼 설비를 수출하며 경쟁력을 확보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검증은 끝났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에뛰드, 더샘, 스킨푸드 등 주요 화장품 기업에 화장솜을 공급하며 제품력과 안정성을 입증해왔다.

그러나 김 대표의 질문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스킨케어 시장에서 진정한 패드란 무엇인가.”

이 질문은 새로운 개발의 출발점이 됐다. 기존 벌크형 패드 구조의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그는, 이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장기 연구에 착수했다.

첫 시도는 약 5년 전 개별 포장 파우치 패드였다. 하지만 수동 충전과 포장 방식이라는 기술적 한계로 상용화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후 3년에 걸친 추가 연구개발을 통해 완전 자동화 생산라인을 구축했고, 그 결과로 ‘솜사장 클렌징패드’가 탄생했다.

“세계 최초 기술 IPPS, 위생 기준을 다시 정의하다”

10년에 걸친 연구의 결과물은 개별포장 파우치 패드류 화장품 자동화 설비였다. 원단 투입과 재단, 파우치 필름 공급과 절단, 패드 삽입, 클렌징 워터 충전, 사면 씰링까지 전 공정이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는 완전 자동화 방식으로 구현됐다.

패드 한 장이 생산되는 즉시 밀폐 포장이 이뤄지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공기와 습기, 빛, 미생물 유입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기존 벌크형 용기가 갖고 있던 위생과 성분 안정성의 한계를 구조적으로 해결한 방식이다.

텍스코는 이 기술을 ‘IPPS(Individual Pouch Packaging System)’로 명명하고, 한국과 미국에서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개별 포장 패드의 자동화 생산 설비를 구현한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수준으로 평가된다.

기술이 공개되자 글로벌 시장의 반응은 빠르게 나타났다. 텍스코는 해외 뷰티 전시회에서 로레알 미국 본사 관계자로부터 공장 실사 요청을 받았고, 중국 지사와 기술 도입 협의를 진행하는 등 글로벌 기업들과 접점을 넓히고 있다. 암웨이와도 사업 협력 가능성을 두고 논의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미 상용화 성과도 확인됐다. 텍스코 OEM 방식으로 생산된 클렌징 패드는 영국의 한 뷰티 브랜드를 통해 제품력을 인정받았고, 해롯을 비롯해 세포라, 부츠 등 주요 유통 채널에 입점해 판매되고 있다. 유럽 시장의 엄격한 품질 기준을 통과했다는 점에서 기술 경쟁력이 실제 시장에서 검증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텍스코

‘SOMSAJANG’, 브랜드에 책임을 담다

IPPS 기술을 기반으로 탄생한 자사 브랜드가 ‘솜사장(SOMSAJANG)’이다.

솜사장 클렌징패드는 100% 순면 원단을 적용해 피부 자극을 최소화하고, 70×90mm의 넉넉한 사이즈로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임상시험에서는 초미세먼지 99.97% 제거, 사용 후 피부 수분량 104.12% 증가 효과가 확인됐다.

이 제품은 단순한 클렌징 도구를 넘어 클렌징·토너·보습 기능을 한 장에 담은 형태로 설계됐다. 구조적으로는 클렌징패드에 그치지 않고 토너패드, 선케어, 필링, 베이비용, 여성 청결 제품 등으로 확장이 가능한 플랫폼형 패드로 개발됐다.

브랜드 이름에 담긴 의미는 분명하다. 솜사장 캐릭터는 김상범 대표를 모티브로 제작됐다. 이는 단순한 마케팅 장치가 아니라, 제품에 대한 책임을 브랜드 전면에 드러내겠다는 선택이다.

자신이 만든 제품에 자신의 얼굴을 내건다는 것은, 품질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보증하겠다는 의미에 가깝다. 엔지니어로서 축적해온 경험과 판단을 제품에 그대로 반영하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브랜드가 내세우는 ‘SOM — Spirit of Mom’ 역시 같은 맥락에 있다. 순면이라는 소재 선택과 개별 포장 구조는 결국 피부에 직접 닿는 제품을 보다 안전하게 만들겠다는 방향에서 출발했다.

텍스코가 내세우는 가치인 신(信)·의(義)·예(禮)·애(愛) 역시 추상적 구호에 머물지 않는다. 제품 설계와 생산 방식, 그리고 소재 선택까지 일관되게 연결된다.

30년간 축적된 엔지니어링 경험은 하나의 기준으로 이어진다. 피부에 닿는 제품이라면, 그 안전성과 위생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확보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텍스코
ⓒ텍스코

텍스코가 30년간 유지해온 ‘100% 순면’ 원칙은 최근 들어 새로운 의미를 갖기 시작했다.

뷰티 시장이 레이온, 폴리에스터 등 인조섬유 중심으로 재편되는 동안에도 텍스코는 자연섬유인 순면만을 고집해왔다. 피부에 직접 닿는 제품일수록 소재의 안전성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순면은 재배부터 폐기까지 자연 순환 구조 안에 놓여 있는 소재다. 반면 합성섬유는 사용 이후에도 미세 잔존물과 환경 부담을 남긴다는 점에서 소재 선택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텍스코의 순면 중심 전략은 단순한 품질 차원을 넘어, 소재 안전성과 환경 영향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이어진다.

포장 방식 역시 같은 맥락에서 설계됐다. 개별 파우치 구조는 대용량 용기를 반복 개봉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 가능성을 낮추고 불필요한 내용물 손실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같은 구조는 위생 관리뿐 아니라 소비 효율 측면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는 방식으로 과잉 소비를 줄일 수 있고, 결과적으로 클린 뷰티 흐름과도 연결되는 구조다.

'코스모프로프 월드와이드 볼로냐2026' 전시회에 참가한 김상범 대표가 전시부스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텍스코
'코스모프로프 월드와이드 볼로냐2026' 전시회에 참가한 김상범 대표가 전시부스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텍스코

이탈리아 볼로냐, 글로벌 시장과 마주하다

2026년 3월, 김상범 대표는 자사 브랜드 ‘솜사장’을 앞세워 세계 최대 뷰티 전시회인 ‘코스모프로프 월드와이드 볼로냐 2026’에 참가했다.

1967년 시작된 이 전시회는 전 세계 60여 개국 3000여 개 기업이 참가하고, 25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글로벌 뷰티 산업의 핵심 무대다. 프랑스, 영국, 독일,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의 바이어들이 집결한 자리에서 텍스코는 IPPS 기술과 개별 포장 패드를 선보이며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파트너들과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다.

텍스코는 이미 OEM 방식으로 유럽 시장에서 제품력을 검증받아 왔다. 해롯, 세포라, 부츠 등 주요 유통 채널을 통해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전시에서는 자체 브랜드 ‘솜사장’으로 시장 반응을 직접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이번 전시가 지속가능성과 클린 뷰티를 핵심 흐름으로 제시한 가운데, 순면 소재와 개별 위생 포장 구조를 결합한 텍스코의 접근은 현장에서 분명한 반응으로 이어졌다. 바이어들이 주목한 지점 역시 제품 자체보다 ‘어떻게 만들어졌는가’에 있었다.

인도와 일본 등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이어져 온 텍스코의 행보는 이번 볼로냐 참가를 계기로 유럽 시장까지 확장됐다. 생산 설비 기술에서 출발한 기업이 완제품 브랜드로 시장과 직접 만나는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뷰티 시장의 기준은 달라지고 있다. 편의성과 가격을 넘어, 소재의 안전성과 위생 구조, 성분 안정성까지 함께 요구되는 방향으로 재편되는 흐름이다.

텍스코는 순면 기반 소재와 개별 포장 기술을 결합한 구조를 바탕으로, 원단부터 완제품까지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설계·생산하는 역량을 구축해왔다. 이 구조는 패드 시장에서 위생과 성분 안정성, 사용 편의성을 함께 끌어올리는 경쟁력으로 이어졌다.

이 같은 기술의 축적 뒤에는 김상범 대표가 30년 동안 일관되게 유지해온 선택이 있다. 피부에 직접 닿는 제품의 본질은 결국 소재에서 시작된다는 판단 아래, 그는 ‘솜’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소재의 가능성을 놓지 않았다. 그 선택은 생산 설비 개발로 이어졌고, 다시 완제품과 브랜드로 확장되며 현재의 텍스코를 만들었다.

이제 그 성과는 지표로 분명해지고 있다. ‘솜사장(SOMSAJANG)’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받는 브랜드로 확실한 입지를 다졌으며, 텍스코가 축적한 기술은 스킨케어 패드를 넘어 다양한 생활 밀착형 제품으로 확장될 실질적인 기반을 갖추었다.

지속가능성과 위생, 성분 안정성을 중시하는 세계 시장의 흐름 속에서 순면과 개별 포장이라는 텍스코의 방식은 K-뷰티가 더 넓은 시장으로 저변을 넓혀가는 핵심적인 동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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