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과 태평무로 여는 국립민속국악원의 봄 무대

국립민속국악원이 봄의 문턱에서 특별한 국악의 자리를 마련한다. 차와 이야기가 있는 국악콘서트 ‘다담’이 3월부터 다시 관객을 찾으며, 첫 공연은 3월 25일 오후 7시 국립민속국악원 예음헌에서 열린다. 차향과 음악, 그리고 사유가 어우러지는 이 무대는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으로, 몸과 마음을 동시에 어루만지는 따뜻한 쉼표가 된다.

올해 첫 ‘다담’의 이야기 손님은 강호동양학자 조용헌이다. 그는 오랜 시간 강호를 유랑하며 유·불·선의 지혜를 체득해 온 인물로, 인간과 운명, 그리고 삶의 태도에 대한 깊은 통찰을 대중과 나눠왔다.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석좌교수를 역임했으며, 조선일보 칼럼 ‘조용헌 살롱’을 통해 꾸준히 사유의 깊이를 전해온 그는 이번 무대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을 관객과 함께 풀어낼 예정이다.
조용헌이 들려줄 이야기는 거창한 철학이 아닌, 일상의 결을 따라 흐르는 삶의 지혜에 가깝다. 운명을 받아들이는 태도, 내공을 쌓는 시간, 관계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마음가짐, 그리고 칭찬과 절제, 베풂의 미덕까지. 그의 언어는 마치 오래 우린 차처럼 은은하게 스며들어 관객 각자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이야기의 시작을 여는 무대는 국립민속국악원 무용단이 선보이는 태평무다. 왕과 왕비의 복식을 갖춘 채 펼쳐지는 이 춤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 태평성대를 염원하는 기원의 몸짓이다. 절제된 선과 화려한 장식이 공존하는 춤사위는 한국 전통춤의 정수를 보여주며, 고요한 가운데 깊은 울림을 남긴다. 무용수의 발끝에서 전해지는 리듬과 손끝의 미묘한 떨림은, 오늘의 삶에도 여전히 유효한 평안과 조화의 메시지를 전한다.
공연 전에는 관객을 위한 특별한 시간이 마련된다. 공연 시작 한 시간 전부터 예음헌 로비에서는 차와 다과가 제공되며, 관객들은 차 한 잔을 나누며 자연스럽게 공연의 분위기 속으로 스며든다. 이 시간은 단순한 대기 시간이 아니라, ‘다담’이 지향하는 감각적 경험의 일부로, 음악과 이야기를 더욱 깊이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준다.
‘다담’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 우리 음악과 삶의 이야기가 만나는 자리다. 화려한 무대 장치 없이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이야기와 진심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운다. 차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공간에서 전통춤과 사유가 어우러지는 이 무대는, 관객 각자의 삶에 조용한 질문을 던진다.
공연은 전석 무료로 진행되며,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 예약 및 상세 정보는 국립민속국악원 누리집과 카카오톡 채널, 전화 문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