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미얀마 지진 1년, 사람을 살린 것은 결국 ‘사람’이었다

어떤 재난은 숫자로 기록되지만, 어떤 회복은 사람으로 기억된다. 미얀마를 덮친 강진 이후 1년, 그곳에는 여전히 상처가 남아 있지만 동시에 다시 살아가려는 사람들이 있다.
희망친구 기아대책이 발간한 ‘미얀마 지진 1년 긴급구호 성과 보고서’는 그 시간의 기록이다. 무너진 집과 끊어진 물길, 사라진 일상 위에서 다시 삶을 이어가기까지의 이야기. 그 중심에는 약 10만 명의 이재민과, 그들을 향한 손길이 있었다.
2025년 3월 발생한 규모 7.7의 지진은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 삶의 기반 자체를 무너뜨렸다. 수천 명의 사상자와 수만 가구의 피해, 그리고 일상의 붕괴. 그러나 재난 직후 48시간 내 현장에 도착한 구호팀은 그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지난 1년간 투입된 약 12억 원의 지원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한 끼의 식사였고, 다시 지붕이 얹힌 집이었으며, 아이들이 돌아온 교실이었다. 식량과 생필품, 임시 거처, 주택 보수, 물탱크와 학교 재건까지 이어진 지원은 ‘살아가는 일’을 다시 가능하게 만드는 과정이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단순한 지원을 넘어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고민했다는 점이다. 주민들과의 수십 차례 미팅을 통해 필요한 것을 묻고, 그 답을 함께 찾아가는 방식은 일방적인 도움을 넘어 관계를 만드는 과정이었다.
지진 이후 물이 끊긴 마을에서 다시 흐르기 시작한 물처럼, 사람들의 삶도 조금씩 흐르기 시작했다. 한 주민은 “이제 다시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그 말은 단순한 감사가 아니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선언이다.
기아대책은 이제 긴급구호를 넘어 더 긴 시간을 준비하고 있다. 아동 중심 공동체 변혁을 위한 커뮤니티 센터 건립과, 재봉 교실을 통한 자립형 생계 모델 구축은 ‘살아남는 것’에서 ‘살아가는 것’으로 나아가기 위한 다음 단계다.
재난은 모든 것을 무너뜨리지만, 동시에 인간이 서로를 향해 손을 내밀게 만든다.
그리고 그 손길은, 생각보다 오래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