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의 인연, 같은 의사에게서 이어진 생명의 이야기

김영주 교수 (사진 왼쪽부터), 산모 지선애씨, 남편과 아이
김영주 교수 (사진 왼쪽부터), 산모 지선애씨, 남편과 아이

한 사람의 삶이 시작된 자리에서 또 다른 생명이 태어났다. 단순한 의료 사례를 넘어, 시간과 인연이 겹겹이 쌓인 이야기다. 이대목동병원에서 26년 전 태어난 아이가, 이제는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 같은 의사의 손에서 새로운 생을 맞이했다.

지선애 씨는 1998년 9월 30일, 산부인과 김영주 교수의 집도로 세상에 태어났다. 시간이 흘러 임신을 하게 된 그는 예상치 못한 위기를 마주했다. 임신 30주 차에 극심한 복통과 함께 담석증 진단을 받은 것이다.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가 다시 찾은 곳은 자신이 태어난 병원이었다. 그리고 운명처럼, 26년 전 자신의 탄생을 함께했던 김영주 교수를 다시 만나게 됐다. 단순한 치료 이상의 감정이 오가는 순간이었다. 의료진에게도, 환자에게도 이 만남은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위기를 넘기기 위해 외과와 산부인과가 함께하는 다학제 협진이 진행됐다. 외과 이희성 교수는 임신 중인 산모의 상태를 세심히 고려해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이후 안정적인 임신 유지가 가능해졌다.

마침내 지난 3월 23일, 임신 37주 3일 만에 지 씨는 3.35kg의 건강한 남아를 출산했다. 그리고 그 순간에도 곁에는 김영주 교수가 있었다. 자신의 시작을 함께했던 의사가, 아이의 시작도 함께한 것이다.

지선애 씨는 “두려운 순간에도 교수님이 계시다는 사실만으로 큰 위안이 됐다”며 “이 감사한 마음을 오래 간직하고 싶다”고 전했다.

의료는 때로 기술이지만, 때로는 관계다. 이 이야기는 치료를 넘어, 삶과 삶이 이어지는 순간을 보여준다. 한 번의 만남이 아닌, 시간을 건너 이어진 신뢰가 만들어낸 깊은 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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