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감성의 결을 잇는 ‘봄맞이 피리소리’ 무대

봄이 시작되는 길목, 바람의 결을 따라 스며드는 소리가 있다. 국립민속국악원이 마련한 K-국악스테이지 ‘봄맞이 피리소리’는 그 조용한 떨림을 무대 위로 끌어올린다. 오는 4월 4일 오후 3시, 남원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에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피리라는 악기가 지닌 깊고도 따뜻한 호흡을 중심으로, 음악과 춤,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무대다.

피리는 단순한 악기를 넘어, 숨과 감정을 동시에 담아내는 존재다. 이번 공연은 그 피리의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기 위해 시나위, 산조, 민요, 무용을 함께 엮었다. ‘푸살·경기시나위’로 시작되는 무대는 즉흥성과 호흡의 미학을 드러내며, 이어지는 ‘태평소와 소고춤’에서는 힘찬 생명력이 공간을 가득 채운다. 관객은 그 소리와 몸짓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봄을 체감하게 된다.

특히 ‘대풍류와 승무’는 전통의 깊이를 가장 단단하게 보여주는 순간이다. 승무의 절제된 움직임과 풍류의 여유로운 선율이 어우러지며, 한국 전통 예술이 지닌 고요한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이어지는 ‘피리와 서도민요’에서는 사람의 목소리와 피리의 울림이 교차하며, 오래된 이야기들이 현재의 감정으로 되살아난다.

이번 무대에는 박범훈 명인을 비롯해 태평소 송선원 명인, 피리 최경만 명인, 서도민요 유지숙 명창 등 전통 예술의 깊이를 이끌어온 장인들이 함께한다. 여기에 소고춤 최종실 명인과 승무 채향순 명무까지 더해져, 음악과 춤이 하나의 감각으로 이어지는 순간을 만들어낸다.

마지막을 장식하는 ‘박범훈류 피리 산조’는 이번 공연의 핵심이다. 수십 명의 연주자가 함께 만들어내는 밀도 높은 산조의 흐름 속에서, 관객은 피리라는 악기가 얼마나 풍부한 감정을 담을 수 있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이번 공연은 무료로 진행되며, 국립민속국악원 누리집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싶은 순간, 이 무대는 봄이라는 계절을 가장 깊이 느끼게 하는 작은 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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