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빅쇼트"
영화'빅쇼트"

 

지난 주말 세계금융위기의 기저인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Subprime Mortgage Crisis)를 다룬 두 편의 영화 ‘빅쇼트’와 ‘라스트홈’을 보았다. 서브프라임(Subprime)은 은행의 고객 분류 등급 중 비우량 대출자를 뜻하며, 모기지(Mortgage)는 주택담보대출을 뜻한다.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던 2000년대 초반, 은행들은 주택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 예측하여 저신용자들에게도 주택담보대출을 마구잡이로 실행해 주었다. 저신용자들이 주택담보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더라도 담보물인 부동산을 통해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부동산 가격의 거품이 꺼지면서 대출을 실행했던 은행과 모기지저당증권(MBS)에서 파생된 부채담보부증권(CDO)을 발행한 유동화 관련 회사 및 보험사가 줄 도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처럼 미국 경제와 세계 경제에 막대한 위기를 불러온 현상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라고 한다.

영화 '빅쇼트'
영화 '빅쇼트'

 

영화 ‘빅쇼트’는 부동산 시장의 몰락을 예견하고 공매도를 활용해 큰돈을 번 자들에 대한 이야기로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붕괴 직전 미국 사회와 금융 시장 책임자들을 고발하는 거시적 차원의 영화이다. 그리고 영화 ‘라스트홈’은 모기지의 연체로 강제 퇴거 당한 서민들의 삶을 그리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해 부동산을 잃은 다수의 서민들과 그들을 착취하여 돈을 버는 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미시적인 측면에서 다룬 영화이다. 동 시대를 겪은 이들에 대한 다른 양면을 보여주는 두 영화는 세계 경제 및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한 상황 하에 직면한 우리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남긴다.

세계금융위기를 예견했던 닥터둠(누리엘 루비니)은 현재 세계 경제 상황에 대해 "2008년 금융위기 보다 더 크고, 1970년대 오일쇼크 보다 심각한 위험이 다가온다”고 언급했다. 그는 주요국들이 오랜기간 저금리,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하면서 국가 부채가 급증하고 인플레이션이 지속되어 스테그플레이션을 비롯한 복합적 위기가 전세계를 짓누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연방준비위원회(FED)가 지속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2023년 3월 10일, 미국 역사상 2번째로 큰 규모의 은행파산사태(SVB : 실리콘밸리은행)로 인해 글로벌 금융위기설이 나오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도래될 것이 아니냐는 견해가 있지만, ①국내 부동산 시장은 가격이 완만하게 하락하면서 경제적 충격이 완화된 점, ②2008 세계금융위기에는 달러의 유동성 과잉에서 비롯된 기초자산(부동산)의 가격 하락이 큰 영향을 주었지만 현재는 미국 발 금리인상의 영향이 크다 점, ③주택담보대출 실행시 LTV, DTI, DSR 검토 등을 통해 채권의 회수가능성을 높인 점 등을 고려할 때 현재 상황은 2008 세계금융위기 때와는 다르다고 보고 있다. 여러 의미에서 다가오는 3월 23일 미 연방준비위원회(FED)의 기준금리 발표 및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다가올 부동산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증대되는 바이다.

한편, 몇해 전까지만 해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우리나라의 부동산 가격도 주거용 시장을 기준으로 볼 때, 2021년 하반기부터 주택매매거래량의 감소 조짐을 보였다. 높은 부동산 가격에 대한 수요자의 부담 증가와 장래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은 부동산 수요를 감소시켰다. 2022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대출 이자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여 부동산 수요의 위축을 더욱 가속화시켰다. 또한 건축비의 상승과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사업비의 상승은 신규 분양을 포함한 부동산 공급 측면에도 영향을 주었다. 그 결과 2022년 하반기부터 주택매매가격이 본격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하며 한국 부동산 시장은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다만 작년 하반기부터 침체된 부동산 시장으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전세문제와 대출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관련부처에서 대출 규제완화 및 규제지역의 해제, 세금 완화 등의 정책을 발표하였다. 한국 중앙은행도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올 2월 기준금리(3.5%)를 동결시켰다. 예측보다 낮은 기준금리의 인상율과 각종 완화정책으로 인해 2023년 초 한국 부동산 시장은 일정 용도와 지역을 기준으로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일부 회복되며 긍정적 신호를 보였다.

오늘날 신문, 유튜브, 서적 등 각종 매체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단어 중 하나가 ‘위기’이다. 우리는 AI의 발달 및 막대한 정보의 세계에 살고 있으며, 동시에 한치 앞을 예측하기 힘든 불확실성 속에 살고 있다. ‘위기’라는 단어에는 ‘위험’과 ‘기회’가 공존한다고 한다. 같은 시대를 배경으로한 영화 ‘빅쇼트’와 ‘라스트홈’은 기본적으로 세계 경제위기 하에 동시대를 살아가는 주인공의 삶을 그리지만, 위기 속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영화 속 주인공의 삶은 크게 뒤바뀐다.

영화‘빅쇼트’의 주인공과 같이 혼동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진실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통찰력의 중요성을 느꼈다. 그리고 영화 ‘라스트홈’에서는 한 개인으로서 올바른 도덕성과 신념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나아가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우리도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지혜로운 눈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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