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한해의 마지막을 뜨겁게 장식했던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26.9%라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종영했습니다. 유·무형 재산에 대한 경제적 가치를 판정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저에게는 주인공이 증여받은 분당 땅에 대한 에피소드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드라마 제3화는 진양철 회장과 그의 손자인 진도준이 신도시 건설사업을 통해 개발된 분당 땅을 바라보며 시작됩니다. 1987년, 어린 도준은 할아버지 진양철 회장으로부터 분당 땅 5만평을 증여받습니다. 차후 1989년, 증여받은 분당 땅 일대가 1기신도시 개발사업지구로 지정됩니다. 개발이 완료되던 1996년, 진도준이 분당 땅을 통해 얻은 수익은 토지매각 보상금 140억원과 주변 상업용지 매각금 100억원으로 모두 240억원에 해당합니다. 진도준이 처음으로 큰 투자 성과를 냈던 분당 땅과 관련하여 감정평가사의 시각으로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첫째, 토지수용에 따른 보상금 140억원에 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공용)수용이란 공익사업의 시행 등에 따라 사업주체가 국가권력으로 타인의 재산권을 강제로 취득하는 것을 말하며, 이는 손실보상을 전제로 하게 됩니다. 신도시 개발사업은 집값을 안정시키고 부족한 주택수를 늘리기 위한 국가사업의 일환으로서 토지 수용을 수반하게 되며 토지보상금은 사업주체와의 협의, 수용 등의 절차를 거쳐 지급됩니다. 『토지보상법』 제67조 제2항에서는 해당 공익사업으로 인하여 토지 등의 가격이 변동되었을 때에는 이를 고려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 당해 사업에 따른 개발이익을 배제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당해 사업에 따른 개발이익을 배제하여 보상평가가 진행된다 하더라도 88올림픽 이후 분당이 신도시로 개발될 것이라는 기대심리로 인해 각종 투기가 이뤄졌던 것을 감안하면, 개발사업의 시행계획 발표보다 앞서 분당 땅을 증여받았던 주인공의 경우 개발로 인한 분당 일대의 토지 가치의 상승분을 일정 부분 향유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둘째, 상업용지 매각에 따른 수익 100억원에 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토지수용에 따른 보상금의 경우 공적주체에 의한 강제적 성격을 지니고 있는 반면, 상업용지 매각의 경우 대상물건의 내용에 정통한 당사자 사이에 신중하고 자발적인 거래가 있을 경우 성립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인정되는 대상물건의 가액인 시장가치를 기준으로 거래되었을 것입니다. 즉 신도시 개발에 따른 토지가치의 상승분을 반영하여 상업용지를 매각하였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 토지가치의 상승으로 인한 막대한 수익이 있었을 것입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서, 만약 1996년 대학생이었던 진도준이 상업용 토지를 매각하지 않고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었다면 어느 정도의 가치상승이 있었을까요? 당시 공표된 자료인 표준지 공시지가 수준을 통해 대략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신도시 개발사업이 완료되었던 1996년 성남시 분당구 상업지역 내 상업용 표준지 84개의 지가수준은 100만~380만원/㎡ 이었습니다. 그리고 2022년 성남시 분당구 상업지역 내 상업용 표준지 88개의 지가수준은 366만5000~2925만원/㎡ 이었습니다. 단순히 성남시 분당구 내 표준지의 최소값과 최대값의 수치로 볼 경우, 최소 360%에서 최대 770%까지 상승하였으며, 공시지가가 시장에서의 시세를 다 반영하지 못하는 것을 감안할 경우 실제 수익률은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해당 지역 내 표준지 공시지가의 최소값과 최대값을 기준으로 한 것이므로 개별필지의 상승률과는 상이할 수 있습니다.)
인생 2회차를 사는 주인공의 경우, 분당이 신도시로 지정될 것을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에 분당 토지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었지만, 현생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어느 지역의 토지가치가 크게 상승할지 예측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다만 확실한 한 가지는 부동산은 입지에 따라 가치가 좌우된다는 것입니다. 분당 토지의 경우 서울도심에서 25km, 강남에서 15km 거리에 위치하여 서울과의 접근성이 좋고, 농경지 위주의 토지로서 개발 제한이 해제될 경우 잠재가치가 큰 지역이었습니다. 이후 교통시설의 확충과 각종 인프라의 구축, 학군 등이 형성되면서 가장 큰 규모의 1기신도시로 개발되었습니다. 좋은 입지조건과 개발가능성이 높은 지역적 특성을 지닌 분당 땅은 “천당 아래 분당”이라 불리며, 성공적인 신도시로 탈바꿈 되었습니다.
기준금리의 인상, 정부 정책 및 국제 경제의 변화 등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은 점차 심화되고 있으며 불확실성 또한 커지고 있습니다.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인생 2회차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혜안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해보며, 드라마 속 가치이야기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